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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28, 2023

양자장론 스터디 계획: 대칭성과 물리법칙, 장론적 기술방법

이론물리학의 변방에 있는 비평형 통계물리를 전공하면서, 내 세부전공 외의 이론물리를 잘 모르는 게 늘 컴플렉스였다. 정작 수업 들을 때는 잘 못 따라갔으면서 최근에 늦바람(?)이 든 덕분에, 양자장론의 이론적 구조를 늦게나마 취미삼아 살펴보기로 했고 그 예비로서 고전장론을 대강 보고 있다.

구체적인 모티베이션 없이 막연한 흥미로 공부할 때보다, 그 동안 물리덕질을 하면서 내 나름대로 가지게 된 물리학에 대한 전체상, 그리고 여러 수업에서 파편적으로 배운 개별 사실들을 바탕으로 해서 '꼭 알고 싶었던 질문거리'들을 몇 가지 정해두고 그것들을 중심으로 진행하니까 훨씬 빠르고 수월한 듯하다. 그 중심 질문거리들은 주로 대칭성이 물리법칙을 제약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와 관련되어 있다.


먼저 장론의 라그랑지안 역학체계로의 기술방법에 익숙해지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으로서, 고전적인 장의 대표 예시로서 진동하는 1차원 끈의 역학에 대한 연속체 라그랑주 역학을 살펴보고 국소적 보존법칙들을 얻는다. 그 다음에 라그랑지안 기술방법에서 장 자체의 변환(게이지 변환 등)과 좌표 변환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뇌터 원리를 바탕으로, 위의 보존법칙들을 연속변환에 대한 대칭성과 일반적으로 관련지어 다시 수립한다.


고전장론에서 살펴본 두번째 주제는 전자기학을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먼저 기존에 전자기학에서 학습한 elementary한 표기 방법에서도 로렌츠 게이지를 택하면 SR compatibility가 이미 시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맥스웰 방정식, 전하량 보존을 나타내는 연속방정식 등이 민코프스키 계량을 끼고 있는 4-벡터 표기법에서 시간과 공간이 동등하게 보이는 매우 간결한 형태로 Lorentz covariant하게 표현된다. 알려진 전자기학 법칙들에서 시간과 공간이 함께 등장하는 물리현상들은 뉴턴의 고전역학처럼 굳이 특수상대론을 따로 도입해서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특수상대론에 부합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특히 게이지 변환에 대해 field들이 불변이려면 전기퍼텐셜과 벡터퍼텐셜의 변환규칙이 특정한 관계를 만족해야 했는데, 게이지 변환의 이러한 형태 역시 4-벡터 표기법으로 매우 자연스럽게 합쳐서 쓸 수 있다. 이렇게 명시적으로 로렌츠 공변인 표현 상에서 전자기장의 게이지 불변성을 증명해 본다.
다음으로는 전자기장의 라그랑지안 기술방법을 살펴본다: 즉 주어진 라그랑지안이 최소 작용의 원리를 통해 맥스웰 방정식을 올바르게 준다는 것을 살펴본다. 이러한 라그랑지안 기술방법에서 뇌터 원리를 적용하면 전자기 에너지 밀도에 대한 국소적 보존법칙을 얻는다.
또한 거시적 하전입자와 어떤 벡터퍼텐셜(맥스웰 방정식 등을 전제하지 않은)을 합친 액션을 로렌츠 공변하게 쓰는 것만으로 로렌츠 힘의 공식이 나오며, 라그랑지안이 로렌츠 공변인 스칼라여야 한다는 것에 더하여 게이지 변환에 대한 대칭성을 요구하는 것만으로 몇가지 간단한 논리로 전자기장의 라그랑지안(즉 맥스웰 방정식)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을 밝힌다. 이렇듯, 변환에 대한 대칭성 요구조건만으로 물리법칙을 기술하는 구체적인 방정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공부한 범위 내에서는 일단 이 부분이 가장 하이라이트다.
이렇게 대칭성 요구조건에 의해 물리법칙이 제약되는 것은, 기존에 알려진 물리법칙의 필연성(?)에 대한 느낌을 갖는 것뿐 아니라, 일반상대론과 양자장론 등에서 아예 기존에 몰랐던 새로운 물리법칙을 얻는 데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졌으므로 가히 현대 이론물리학의 요체가 아닐까 한다.

다음으로는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전자기 퍼텐셜이 들어오는 방식 또한 4-벡터로 간결하게 표현됨을 살펴본다. 이때 전자기 퍼텐셜의 게이지 변환에 대해 이 시스템이 불변이려면 파동함수의 위상 또한 알맞게 변환되어야 함을 이해한다. 또한 이러한 슈뢰딩거 방정식 기반의 파동함수 기술방법이 언제 한계에 봉착하는지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이 내용을 살펴보는 이유는 아래에도 쓰겠지만 디랙필드에서 전하량 보존을 논의할 때 게이지 변환에 의한 필드의 위상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등, 양자장론에서 나오는 개념들에 대한 예비로서 중요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지난 일주일간 정리해본 결과다.

앞으로는 본격적인 양자장론으로 넘어가기 위해, 먼저 이러한 진동하는 끈을 정준 양자화하여 bosonic field에 대한 비상대론적 양자장론을 얻고 경로적분 기술방법도 살펴볼 것이다. 또한 Klein-Gordon field와 같은 질량이 있는 장도 같은 방법으로 양자화해 본다. 다음으로 bosonic field의 교환자 관계를 반교환자 (anticommutator) 관계로 대체함으로써 고전시스템에 비유되기 다소 어려운 fermionic field도 기술해 보고 이로써 양자장론에 한층 더 익숙해지도록 할 것이다.

또한 응집물질 물리학에서 속도가 충분히 느린 입자들을 기술할 때는 이러한 비상대론적 양자장론이 실제로 유용하다고 알고 있는데 보조 교재를 통해 이것들의 구체적인 예시를 공부한다.


다음으로는 본격적으로 상대론적 양자장론을 살펴본다. 거시적 하전입자를 다루는 고전 전자기학에서 했던 것과 유사하게, Dirac field에서 로렌츠 공변성과 게이지 대칭성을 요구하는 것만으로 quantum electrodynamics의 라그랑지안을 얻는다. 대칭성을 요구함으로써 기존에 알지 못했던 법칙을 얻은 것은 이것이 처음이므로 검증이 필요한데, 이 이론을 통해 어떠한 주요 개별 현상들이 설명되는지도 기초적인 수준에서 알아두도록 한다.

또한 여기서 디랙 장의 위상 변환이 관여된 뇌터 원리를 통해, 게이지 변환에 대한 QED의 불변성에 대응되는 보존법칙이 다름 아니라 전하량 보존이라는 것을 알아본다. 또한 스핀 값이 교환자관계를 어떻게 제약하며 (spin-statistics theorem), 각 스핀 값에 대하여 어떠한 양자장론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다음으로 양자전기역학이 gauge theory로서 gauge boson을 가져야 한다는 것의 의미와, 그러한 게이지 보손이 전자기력의 '매개 입자'라고 불리는 이유,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빛(전자기파의 양자로서의 광자)과 연결됨을 공부해 본다.

물론 아직 고전장론만 살펴본 상태이고, 공부해보지 않은 양자장론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질문거리들을 말이 되게 설정했는지조차 불명확하므로 이 개요 또한 향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수정이 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문제상황을 예측하기 위한 계산테크닉보다는 껍데기같은 주요 이론 유도 위주로만 빠르게 살펴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어 걱정이긴 한데, 상술한 주요 질문거리에 답하는 정도로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전공 내용 관련 블로그가 반년 넘게 개점휴업 중인데 이러한 내용들을 정리해보면서 다시 살려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양자장론에서의 기타 개별 토픽에 대해 살펴본다. 현재 생각으로는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주제들을 아주 대략적으로라도 한번씩 살펴보자는 느낌인데, 지금 관심이 가는 주제들로는 양자장론에서는 양자 얽힘이 어떻게 기술되며 어떠한 현상들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것, 그리고 이러한 이론들에 topology가 들어오는 배경과 그 중요성을 이해해 보는 것 등이 있다. 또한 통계역학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conformal field theory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이해해 보고, 이와 관련된 가장 심화된 주제로는 중력이론과의 대응성도 살펴볼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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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4, 2023

[논문 소개] Effects of the self-propulsion parity on the efficiency of fuel-consuming active heat engine

제 첫번째 1저자 논문(연료를 소모하는 능동열기관의 효율에서 자체추진력의 부호성질의 효과)이 Physical Review E에 출판되었습니다. (English description: below)



Bibliography: Yongjae Oh and Yongjoo Baek, "Effects of the self-propulsion parity on the efficiency of fuel-consuming active heat engine," Physical Review E 108, 024602 (2023).

Physical Review E link: https://lnkd.in/g6ASjWwp
arXiv preprint link: https://lnkd.in/gzyEKueJ

충돌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일반적인 기체 대신에 에너지를 소모해 가며 스스로 헤엄치는 물질을 '능동 물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물질을 이용해서 엔진을 만들게 되면, 겉보기 효율이 전통적인 카르노 효율보다 높아질 수 있고 심지어 고온부와 저온부가 없이 하나의 온도로 된 환경 (예: 생물학적 계) 에서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능동 열기관에서 정의되는 겉보기 효율은 전통적 효율로부터 자연스럽게 생각해낼 수 있으며, 또한 통계적 윤곽에 따른 유효 온도로부터 정의되므로 실험적 측정이 쉽습니다. 또한 전통적 한계를 넘는 상황을 잘 표현해주므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례적으로 높은 효율이 정확히 어떠한 열역학적 원리에 의해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이야기 해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입자가 헤엄치기 위해 필요한 숨겨진 에너지 흐름을 고려하지 않거나, 열(heat)과 일(work)을 올바르게 구분하지 않고 statistical profile을 바탕으로 유효적로만 다루어서 요동과 소산의 열역학적 구조를 적절히 밝혀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먼저 연속적인 확률적 동역학에서 두 변수가 커플링되는 일반적인 이론적 구조를 제안합니다. 계가 열역학적 평형에 도달하려면 각 변수가 힘을 주고받는 구조에 대칭성(혹은 반대칭성)이 있어야 한다는 Onsager의 이론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어떤 입자의 공간적 움직임에 연료 소모를 커플링시키고, 연료가 소진되지 않도록 chemical potential을 상수로 고정시킵니다. 이렇게 하면 그 입자는 상시적으로 평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능동물질이 됩니다.

그런데 이때 위에 말한 이론적 대응구조를 이용하면, 연료 소모량의 동역학이 확정되게 됩니다. 이렇게 써내려간 연료 소모의 동역학을 포함해서 열역학 제 1법칙을 쓰면 열을 정의할 수 있는데, 여기서 정의한 열이 확률적 개념으로부터 정의된 엔트로피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엔트로피가 확률적인 개념으로부터 출발하는데도 단순히 비가역성의 statistical signature만 캡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에너지적 해석까지 갖는 모형을, 열역학에 부합하는 모형 (thermodynamically consistent model) 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엔트로피를 바탕으로 효율을 정의할 수 있는데, 이 효율 식의 분모에는 열과 연료 소모율(->일)이 둘 다, 그리고 서로 다른 비율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저희가 알기로 기존에 보고된 바 없는 식이지만, 사실 기존에 알려진 두 효율 식 (전통적 열기관 / 화학적 나노기계들) 의 자연스러운 interpolation 입니다.

이 양은 thermodynamically consistent하게 구성되었으므로 겉보기 효율과는 달리 명료한 에너지적 의미를 가지게끔 능동성의 근원을 밝히고 있으며, 또한 열역학 제 2법칙의 결과이기 때문에 늘 1보다 작다는 명확한 상한을 갖게 됩니다. 또한 이 효율을 가지고 위에 언급한 겉보기 효율도 recover할 수 있는데, 이 양이 카르노 효율을 넘을 수 있게끔 하는 에너지 흐름이 다름아니라 화학적 연료 소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효율의 또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바로 시간 뒤집기에 따른 부호성질(parity)의 효과를 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능동입자의 추진력은 그 메커니즘에 따라 시간을 뒤집었을 때 그 부호가 바뀔수도 (odd parity), 유지될 수도 (even parity) 있습니다. 열역학에서 효율을 깎아먹는 요인은 바로 비가역성인데, 비가역성은 다름이 아니라 시간 뒤집기 변환 하에서의 비대칭성의 크기와 관련이 있으므로 이 둘의 효율 값은 달라야 합니다.

겉보기 효율로는 이 두 부호성질에서의 효율 차이가 캡쳐되지 않는데, 우리가 정의한 새로운 효율은 부호성질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이 역시 thermodynamically consistent하게 해서 그렇습니다). 둘 중에 누가 더 효율적일지의 criterion은 unexpectedly 매우 간단하게 주어지는데, 엔진의 공간적 크기가 클수록 odd가, 작을수록 even이 더 효율이 높게 됩니다. 이러한 관찰은 직관적인 해석도 가능하며, 향후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잡음이 많은 환경에서 작동하는 기계를 디자인할때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Physical Review E는 미국물리학회에서 PRL, PRX 같은 최고 저널은 아니지만 준수한 논문들이 올라오는 각 부문별 저널 (PR A~E)의 하나로, 통계물리학 전공 연구자로 첫발을 뗀 느낌이라 이곳에 게재된 것을 기분좋게 생각합니다. 첫 연구를 정리하는 데 상당히 오래걸렸는데 그 과정에서 풀고 싶은 문제들이 많이 생긴 점은 다행이고, 앞으로의 학위과정 동안 이들 문제에 대해 의욕적으로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My first first-authored paper "Effects of the self-propulsion parity on the efficiency of a fuel-consuming active heat engine" is published in Physical Review E, an APS journal covering statistical, nonlinear, biological, and soft matter physics.


arXiv preprint link: https://lnkd.in/gzyEKueJ

This paper is motivated by the issue of describing the performance of 'active heat engine'. Active heat engine is an engine utilizing 'active particles' (or self-propelled particles) as its working substance instead of usual 'passive' gas particles. In this kind of engine, the efficiency can apparently be higher than the Carnot efficiency. This is important because it describes the engine operating at isothermal environment (such as biological systems), which is a behavior beyond the traditional limit.

However, this 'super-Carnot' behavior is possible because we neglect some hidden energy injection, or because we do not properly distinguish the concept of heat and work, just viewing the statistical signature of the dissipation as a whole. Therefore, this apparent efficiency lacks the relation with the fundamental laws of thermodynamics.

In this paper, we first develop a theoretical framework which guarantees a coupled continuous stochastic system reach thermodynamic equilibrium at the absence of external driving. Next, we couple a colloidal particle's positional coordinate with a constant chemical driving. Then the particle is kept far from equilibrium, resembling the dynamics of a renowned model of active particle 'active Ornstein-Uhlenbeck particle (AOUP)'.

Through this, we can describe how far the particle is deviated from equilibrium, not just from the statistical signature (breakage of fluctuation-dissipation relation), but from the clear energetic interpretation of the origin of activity. We think of an engine using this fuel-driven AOUP as its working substance.

Using the standard tool of 'stochastic thermodynamics', we successfully relate the heat dissipation (which is an energetic concept) with the entropy production (which is a probabilistic concept). Through this, we define a novel, 'thermodynamically consistent' concept of efficiency, which contains both heat injection and chemical fuel consumption in the denominator. This efficiency is properly bounded from above by the second law of thermodynamics.

A major advantage of this new efficiency is that we can address the effect of the 'parity' of particle's self-propulsion. The 'parity' means that whether the particle's self-propulsion does change its sign under time-reversal (odd-parity) or it does not (even-parity). Distinguished by a surprisingly simple criterion with clear meaning, engine with even-parity AOUP is efficient when the engine's spatial size is small, while the odd one is efficient when its spatial size is large.

If you are further interested, we welcome all your helpful comments, questions and exploration for future collabo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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