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에서 3주간 목요일마다 진행된 speed limit 워크숍 (행사 링크: 고등과학원 웹사이트) 이 끝났다. 나는 마지막날인 오늘낮에 발표였는데, 정보열역학에서 1비트의 정보를 지울때 최소 kT ln 2의 열이 발생한다는 Landauer principle과 관련된 PRL 논문을 맡아서 다루었다 (발표자료: 하단에 임베드). 논문에서는 정보를 quasi-static하게 말고 유한한 시간 τ 동안에 지울 경우엔 열 발생량의 하한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Fokker-Planck 방정식을 따르는 확률분포의 time evolution(을 drive하는 퍼텐셜 프로토콜)의 최적화를 통해 분석한다.
천천히 지우는것보다 빨리 지우는 게 더 어려운 일이므로 수반되는 최소 열 발생량도 kT ln 2보다 더 클거라고 직관적으로 생각해볼수 있는데, 실제 결과도 그렇다. 정확히는 저 열 발생량 값에 더해지는 추가 발생량이 대략 1/τ에 비례함이 이미 여러 논문에서 보고되었는데, 이 논문에서는 τ에 따른 최소 추가 발생량 곡선을 커버하는 1/τ 모양의 band를 찾아내고, 그 1/τ 의존성의 근원을 상당히 보편적으로 설명한다.
정보기하 같은걸 쓰는, 기존에 주로 읽던 열역학적 제어 관련 논문들과는 달리 이 논문은 추상적인 수학이 많지않으며 철저히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것들 위주로 진행되어서, 나름 수월하게 읽고 재구성해서 발표할수 있었다 (그래도 복잡해서 시간은 많이걸렸다 ㅠ). 과장 좀 섞자면 계산 복잡한 고등학교 함수문제를 푸는 느낌이었다.
결국은 변분법으로 편미분방정식 구성해서 푸는 건데, 많은 불연속점과 미분불가능점을 갖는 엄청 nontrivial해 보이는 optimal control protocol이 나와서 신기했다. bit erasure 문제뿐 아니라 훨씬 넓은 클래스의 문제에 대해 적용해볼수 있는 방법론같다. 참석하신 교수님들이랑 연구실 동료들도 그런 의견이었다.
논문 외적으로 한가지 확실히 느낀건 발표자료와 구성을 마지막까지 고치니까 고친만큼 나아진다는거? 유도과정에서 중요한 편미방 풀이 스텝중 하나를 잘 모르겠어서 그냥 언급만 하고 스킵할까 하다가 계속 들여다봐서 시작 직전에 해결했는데, 그게 1/τ 의존성의 근원이 되는 핵심 단계이고 그래프에서 시각적으로 쉽게 표현 및 의미부여도 된다는걸 알게 돼서 그 내용도 도시해가며 설명할수 있었다. 실제로 서로 다른 여러 포말리즘의 speed limit들에서도 1/τ가 빈번히 등장하므로 각 문제에서 그 기원을 이해하는것은 중요하며, 그것들을 통할하는 link도 발견할수 있다면 좋을것이다. 개인적으로 결국은 기하인듯...
반면에, 구성 면에서의 개인적 만족도가 높아졌던만큼 듣는이에게 잘 전달도 되었으면 좋겠으나 그렇진 못했던것같다. 칠판, 스크린 왔다갔다 짚어가면서 이야기하고, 질문에 답하고 하느라 계속 스크린 몸으로 가리기도 하고 좀 어수선했던것 같아 아쉽더라. 에 음 어 같은 군말이 많은것도 아무래도 안고쳐지고 말이다 (영어로해서 더그런듯...). 그리고 긴장하다 보면 목소리 톤도 반옥타브 이상은 올라가는듯. 차분하고 멋있는 발표를 할수있도록 연습 많이 해야겠다.
두시간동안 여러 교수님들 박사님들 앞에서 발표하고 코멘트 듣고 한다는게 무척 좋은 기회인데 적극적으로 모임 소개해주시고 끼워주시는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고.. 실제로 어떤포인트를 관심있게 보시는지 등을 들어보면서 도움이 많이 된듯하다. 아무튼 연말연시를 이거 하면서 보냈으니 앞으로는 다시 메인 연구에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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