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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ne 23, 2019

[Review] Scale-free Networks: Historical view

[리뷰] 척도 없는 네트워크: 역사적 조명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동안에 물리학계에서 급격히 성장한 복잡계 연구, 그 중에서도 복잡 연결망(complex network)에 대한 연구는 비단 물리학 내에서뿐만 아니라 생물학, 공학 등의 인접 분야에도 그 영향을 발휘했으며, <링크> 등의 서적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학자 중 한 명은 (<링크>의 저자이기도 한) 알버트-라슬로 바라바시(Albert-Laszlo Barabasi)일 것이다. 그는 1999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의 기간 동안 레카 알버트(Reka Albert), 정하웅(Hawoong Jeong) 등의 학자와 공동으로, 다양한 실제 시스템에서 관찰되는 '척도 없는 네트워크'(scale-free network), 그리고 그러한 네트워크를 절차적으로 생성하는 무작위성을 가진 수학적 모형인 '바라바시-알버트 모형'(Barabasi-Albert model, BA model)과 관련된 일련의 유명한 논문들을 발표하였다([1]-[4]).

  이러한 일련의 논문들을 통해 척도 없는 네트워크는 그 이론적 특성의 골자가 정리되면서 대표적인 네트워크 모델로 확립되었고, 해당 논문들 중 많은 수가 2019년 현재를 기준으로 각각 수천 회 이상의 높은 인용(citation) 횟수들을 보이면서, 해당 연구 패러다임이 복잡계 과학의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음을 증언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월드 와이드 웹(World-Wide Web)을 복잡 네트워크로 간주하고 분석하여 그 척도 없는 성질(scale-free property), 그리고 웹 문서간 거리의 가까움을 밝힌 1999년도의 논문[1]을 해당 패러다임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척도 없는 성질이라고 함은, 연결선 수의 분포 \(P(k)\)가 다음과 같이 \(2 < \gamma < 3\)인 멱법칙(power law)을 따름을 의미한다.
\[ P(k) \propto k^{-\gamma} \]

  다음으로, 척도 없는 네트워크를 절차적으로 생성해 낼 수 있는 바라바시-알버트 모형이 같은 해에 제안되었다[2]. 점이 하나씩 추가되어 기존의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성장(growth)하는 네트워크에서 선호성 붙임(preferential attachment, 부익부 규칙이라고도 함)을 규칙으로 삼을 때 척도 없는 성질이 나타난다는 것을 해석적으로 밝힌 이 논문은 2019년 현재를 기준으로 3만 회 이상의 매우 높은 인용 횟수를 나타내는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간주된다.

  [3]에서는 네트워크에 새로운 node가 추가되어 growth가 일어나는 것을 미분방정식으로 나타냄으로써, 바라바시-알버트 모형에 의해 생성되는 네트워크가 가지는 scale-free property에 대한 해석적인 설명이 제공된다. 논문 제목에 mean-field가 언급되고 있는데, 내용 상으로 보았을 때 mean-field approximation이 일어난 부분은 바로 바라바시-알버트 규칙에 의해 정해지는 a priori probability와, 실제 생성된 네트워크에서의 frequency가 같다고 가정함으로써, 생성될 수 있는 네트워크의 variation을 없앤 부분일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모든 네트워크를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1개의 평균적인 네트워크'를 고려하는 것처럼 논의를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1999년을 기점으로 학계에 알려진 척도 없는 네트워크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더욱 활발하게 이론적으로 연구되어 그 특성이 정리됨과 동시에 실제 시스템에 대한 분석의 틀로도 활발히 적용되었으며, 특히 생물학 분야에의 적용이 두드러졌다. 효모의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연구한 논문[4]에 수록된 아래의 도식은, 네트워크 과학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 사람이라면 종종 보았을, 꽤나 상징적인 도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발달된 척도 없는 네트워크 모형은, 비슷한 시기인 1998년에 제안되어 역시 많은 주목을 받은 왓츠(Duncan Watts)와 스트로가츠(Steven H. Strogatz)의 좁은 세상 네트워크(small-world network) 모형, 1950-60년대에 수학계에서 제안된 전통 있는 무작위 네트워크 모형인 에르되시-레니(Erdos-Renyi) 모형 등과 함께 복잡계 과학의 한 축을 이끌어 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1] R. Albert, H. Jeong, A.-L. Barabasi, 'Diameter of the world-wide web', 1999.09.

[2] A.-L. Barabasi, R. Albert, 'Emergence of scaling in random networks', 1999.10.

[3] A.-L. Barabasi, R. Albert, H. Jeong, 'Mean-field theory for scale-free random networks', 1999.10.

[4] H. Jeong, S. P. Mason, A.-L. Barabasi, Z. N. Oltvai, 'Lethality and centrality in protein networks', 2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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