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우연히 접하고 신기해서 포스팅 했던 전기과 유선규 교수님(https://waves.snu.ac.kr/research)은 박사 때는 플라즈몬 같은 걸 하셨고, 지금은 질서가 깨져있는 물질의 설계 쪽과 함께, 전기 대신 빛으로 작동하는 인공신경망의 설계를 연구 테마로 잡고 계신다.
그런데 마침 요새 analog optical computing이 나한테까지 전해 들릴 정도로 업계에서 굉장한 화두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유 교수님 연구실 소개를 보고 그때는 지적으로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프랙티컬한 관점에서도 시의적절하게 매우 좋은 연구주제를 설정하신 것 같아 멋진듯하다.
머신러닝을 개선하는데 쓰이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들을 보면, 물론 디지털 하드웨어를 효과적으로 쓰도록 로우레벨에서 개선하는것도 엄청 중요했지만, 이해와 활용에 있어서는 대부분 아날로그한 알고리즘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듯하다 (그래서 컴공의 여타 분야에 비해 머신러닝에서는 선대, 미적분학 등이 유독 더 강조되는 것이기도 하겠다). 극단적으로는 그러한 아날로그 알고리즘이 머신러닝의 요체이고, 디지털 컴퓨터는 그러한 아날로그 알고리즘을 원하는대로 쉽게 implement 하게 해주는 플랫폼 역할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이런 센스에서, reservoir computing이라고 해서, 수많은 비선형 자유도를 가진 시스템이라면 (이를테면 물 담아놓은 바가지(...) 등 물리적 시스템들을 포함하여) 뭐든지 사용할수 있는 아날로그한 딥러닝도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비선형 자유도 전체를 시시각각 업데이트 하는것이 아니라, 말단에 있는 상대적으로 조그만 뉴럴넷만 트레이닝 시켜서 원하는 함수의 윤곽을 뽑아내게 된다.
아직 analog optical computing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reservoir computing과 약간은 비슷하게, 그러나 전자 기반의 디지털 집적회로처럼 매우 세심히 디자인된 광회로를 만들어가지고서 머신러닝을 비롯한 계산을 하겠다는 듯하다.
Genuine analog의 장점은 명백하다. 자연은 나비에-스톡스 방정식 등의 복잡한 편미분방정식을, 말하자면 매 순간 아주 쉽게 근사적으로 푼다고 할수 있다 (방정식이 정확히 캡쳐하지 못하는 건 stochasticity로 간주될테다). 이는 근본적으로 에뮬레이션인, 컴퓨터속의 아날로그와는 다른것이다. 한편 아날로그의 큰 단점으로는 어떤 디자인을 바닥부터 원하는대로 쌓아올리거나, 요소 하나하나 값을 시시각각 컨트롤하기가 어렵다는 게 있다.
후자의 특징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드라마틱하게 절약되진 않을수도 있겠단 생각은 든다. 만약 기존 디지털컴퓨팅 노하우들과 시너지를 이룬 좋은 광회로가 나와서 이런 점들에서 breakthrough가 일어난다면 우리가 아는 컴퓨팅의 모습에 근본적인 도약이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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