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물리학의 중심 도구인 경로적분에 대해 두고두고 참고해볼 만한 책을 찾았다 (Chaichian and Demichev, "Path Integrals in Physics", 아래에 링크). 인용수도 300여 회 정도로, 상당히 쓸만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양자역학의 기술방법으로서 리처드 파인만의 경로적분(path integral)은 물리에 관심있는 독자들을 위한 대중 과학서적에서 상당히 자주 등장하며, 어떤 입자가 움직일 때 가능한 모든 경로를 동시에 거치는데 그 경로들 중에 대부분은 상쇄되고 액션이 최소인 것만 살아남는다는, 다소간에 신비스러운 인상으로 언급된다.
그런데 사실 경로적분의 초기적인 모습은 파인만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가, 모든 점에서 미분불가능한 경로를 갖는 무작위 움직임인 '브라운 운동'을 수학적으로 정식화한 Wiener의 기여 (그래서 브라운운동을 수학 쪽 사람들은 Wiener process라고 부른다) 가 그 시작으로 비정되기도 한다. 이것이 디랙, 파인만 등에 의해 라그랑지안과의 연관성이 지적되면서 고도화되고, 양자역학 및 양자장론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서 이론물리학에 많은 발전을 가져다주었다고 영문 위키백과에서는 설명하고있다.
그리고 90년대 이후로 발전한 현대적인 비평형 통계역학에서도, 입자가 특정 경로를 겪을 (고전역학적) 확률을 Onsager-Machlup 경로확률로 기술한다. 이는 통계역학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Wiener의 직접적 후신이라고 할 수 있을것이며, 평균된 엔트로피가 아니라 '확률변수'로서의 엔트로피를 정의하는데에 쓰이는 매우 중요한 양이다. 또한, 희귀한 현상의 발생빈도를 말해주는 rate function을, 통계학에서 나오는 generating function의 르장드르변환으로써 구하게 해주는 large deviation theory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경로확률을 바라볼수 있다.
그런데 Braket notation을 쓰면 통계역학에서의 이러한 경로확률이, 양자역학의 경로적분에서 말하는 propagator와 거의 비슷한 양이라는것이 드러난다. 이렇듯 경로적분은 양자역학뿐만 아니라 고전역학, 통계역학 등 여러가지 이론체계 각각에서 매우 유용할뿐 아니라 그것들 사이의 깊은 링크를 제공해서 서로 통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해 주므로, 전술했듯이 이론물리학의 가장 중심적인 도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이 책의 Volume 1에서는 random walk부터 시작하는 경로적분의 elementary한 construction과,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에서의 경로적분을 다루고있다. Volume 2에서는 양자장론(quantum field theory) 및 통계물리학에서의 경로적분을 다루고, 마지막으로 Parisi와 Wu에 의해 도입된, 양자장론의 stochastic quantization까지 소개한다. 이들 각각의 픽쳐 내에서 잘 쓰인 책은 많이 있지만, 이 책은 내가 늘 쓸데없이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인, 서로 다른 픽쳐들 사이의 링크를 명시적으로 제공해줄것 같아서 기대된다.
<도서 정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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