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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23, 2022

Damped harmonic oscillator coupled with thermal reservoir: frequency-domain approach

확률미분방정식을 time domain에서 정직하게 풀게 되면 상관함수(correlation function)들에서 있어 마땅한 causal structure의 origin이 매우 명쾌하게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푸는 것은 변수가 세네 개 정도만 있더라도 매우 복잡한 작업이 된다. 특히 변수들 간에 명확한 hierarchy가 있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며 얽혀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미분방정식을 적절히 다른 domain으로 보내주는 변환을 하여 기술하는 경우가 많다. 라플라스 변환을 해서 \(s\)-domain에서 보는 경우는 상관함수들의 시간에 따른 decay를 보기에 매우 편리해지고, 푸리에 변환을 해서 frequency domain에서 보는 경우는 신호의 스펙트럼 성질, 즉 주파수 대역에 관한 성질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장단점들 외에도, 계산 자체가 time domain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


이 글에서는 기초적인 물리 시스템인 감쇠 진동자가 열저장체에 접촉하고 평형을 이루고 있어 온도가 잘 정의된 상황을, 주로 푸리에변환을 해서 다룬다. 이는 평형 및 비평형 통계역학의 좋은 연습문제가 된다.


여기에 더해서, 현재 내가 진행중인 연구에서 평형 모델을 구성할때 사용하는 핵심적인 방법론을 이 모델에 적용해 보았다. 그 핵심 방법론이란 주어진 어떤 해밀토니안 \(\mathcal{H}\)에 대해 볼츠만분포 \(e^{-\beta\mathcal{H}}\)를 평형분포로 갖는 확률미분방정식을 결정하는 절차인데, 이 방법에 따르면 쉽게 guess될 수 있는 해밀토니안으로부터 원래의 미분방정식이 유도된다. 따라서 그것이 해당 시스템의 canonical ensemble에 해당하는 해밀토니안이라는 점이, statistics에서 evident할 뿐만 아니라 dynamics의 관점에서 정확하게 입증된다.


본래 연구실 내에서 공유하고자 정리한 문서인데 블로그에도 게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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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ne 16, 2022

최무영 교수님의 비평형통계역학 특강 TA를 담당한 소감

교양과학서적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를 중학교 때 인상깊게 읽고 자기소개서에도 쓰고 그랬었는데, 10년쯤 지나서 이번 학기에 최 교수님의 '응집물질물리특강 1 (비평형통계역학)' 수업조교를 맡아서 하게 되었다.


교수님께서는 학생들 과제물을 일일이 살펴보신 뒤에 조교에게 채점하게끔 주시는데, 이번에 마지막 과제 받으러 찾아뵐때 책을 가져가서 싸인을 받아도 되는지 여쭈었고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몇번 개정이 되고 표지도 바뀌어서 이제는 아마 구하기 힘든 판본일게다.


당시 내가 구입할 때 아버지도 같이 사 읽으셨어서, 싸인 받는다고 하니까 같이 갖고 가서 받아오게끔 부탁하셨다. 아버지는 이과 전공은 아니지만 수학도 내게 고등학생 초반까지 한 수 가르쳐 주셨을 정도로 워낙 잘하시고 했다보니 이런 과학쪽에도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으시고, 당시에 내가 물리학 관심있어 한다니까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서 사 읽으셨던 것 같다.


다른 물리학자 교수님들과 최교수님이 공저하신 신간 <그렇게 물리학자가 되었다>도 마침 오늘(!) 출간이 되었다. 그래서 그것도 교보에서 사서 가지고 가려 했지만 아쉽게도 우리 학교 교보에는 아직 입고가 안 되었더라. 자서전 느낌인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수업 얘기를 좀 해 보자면, 인문대 수업에서는 현실 정치사회에 대한 튀는 말씀도 꽤 자주 하신다고 하는데 (그러한 내용들이 종종 등장하는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또한 요즘으로 따지면 '인문사회계를 위한 물리학'에 해당하는 수업에서 강의하셨던 걸 다듬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는 박사과정 특강 수업이다 보니 철저히 전공내용 위주로 진행을 하셨다.


그래도 가끔씩 수업 내용과 관련해서 과학지식의 인식론적 기초, 사회구성적 성격 같은것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시는데 교수님의 견해만을 바탕으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보다는 해당 학계의 여러가지 설을 소개해주시는 식으로, 지극히 합리적인 견해 형성 방식을 갖고 계시다고 느꼈다.


특히 미시적인 대상들과 규칙들의 동역학이 실재에 가깝고 통계역학은 그것들로부터 유도될수 있어야 하는 부차적인 것이라는 물리학도 특유의 환원주의적 도식이, 반드시 맞는건 아닐 수 있다는 말씀도 재밌었다. 우리는 현상의 설명에 가장 유용한 이론적 틀을 골라서 적용하는 것일 뿐이고, 단단한 실재라고 믿어지는 것들도 마찬가지인 것.


이건 내가 시스템의 미시적 디테일이 irrelevant해지고 '근본적으로 거시적인' strict한 법칙들이 등장하는 universality class 같은 걸 보면서 했던 생각들과도 그 결이 비슷했다. 여하튼 소박한 환원주의에 대한 그런 의심은 언뜻 들으면 다소 신비주의적인 계기를 갖는 것으로 오해될수 있으며 한때 '신과학' 등의 구호 하에 지나칠 정도의 총체성에의 추구로 물리학자들을 이끌기도 했지만, 최 교수님은 한때 유행했던 그런 것들과 어느 정도는 거리를 두신 걸로 알고 있고, 해당 언급 역시 철저히 인식론적 문제의식이라고 생각된다.


뭐 모두 중요한 얘기들이지만 사실 여담들이고, 전공 내용 자체에 대한 최 교수님의 강의 실력 또한 두말할필요 없이 명불허전이셨다. 학기 중후반부에는 진도 때문에 너무 급하게 진행했는데 이것이 상당히 아쉽다.


물리 교수님들의 강의 방식을 내 마음대로 두 가지로 나눠 보자면 대단히 심오하고 미묘해보이게 설명하는 방식과, 최대한 클리어하고 담백하게 해설해서 아우라를 부수는 방식이 있다. 들어본 수업 중에는 김석 교수님이 대표적으로 후자 쪽이었다. 최 교수님 수업의 경우 관점은 기본적으로 전자에 가까우신 것 같은데, 그 미묘한 것들조차 단순히 말로 하는게 아니라 정확한 이론적 statement들로 풀어내셔서 오히려 후자에 가깝게 느껴지는 탁월한 강의였다.


이번학기를 끝으로 퇴임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명예교수 되시고 나서도 기회가 되면 강의를 열어주시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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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ne 10, 2022

2022-1학기를 마치며

학기가 거의 끝나 가는 지금 시점에 생각해 보면 돌고 돌아 물리가 제일 재밌는 것 같다. 커다란 계산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풀어서 확인을 하고 그것들에 해석이 부여될 때마다, 혹은 어릴 때 교양과학서적에서 읽었던 내용이 실제 이론적으론 이런 거구나 하고 약간이나마 알게 될 때마다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음.


또 하나 느낀 점은 물리과 고급 이론과목들은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해도 결국 수렴진화(?)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실제로 주변이랑 얘기 나눠 봐도, 학기 중반쯤 되니까 서로 다른 과목인데도 다들 비슷한 걸 배우고 있어서 웃길 때가 많았고... 양자장론, 상전이, 다체계, 응집특강 모두 교집합이 꽤 많다. 이건 다른게 아니라 그냥 현재로선 결국 물리를 기술하는 가장 보편적이고 진전된 언어가 장론이어서 그런것 같음.


다만 이번 학기에 내가 들은 수업들의 경우엔 Lorentz invariant한 이론들을 다루진 않았고 전부 시간과 공간을 따로 취급하긴 했다. 작년 양자장론 1은 상대론을 기본으로 깔고 가서 거의 제대로 못 따라갔는데, 지금은 장론의 기본적인 언어도 익혔고 일반상대론 수업에서 상대론의 언어도 익혔으니, 그때 내용을 지금 다시 본다면 좀더 수월하게 따라갈수 있을 듯.


대학원 초반에는 통계물리 분야는 다른 물리 분야랑 뭔가 아예 따로 논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요새 새롭게 다루는 대상들(네트워크, 생체, 머신러닝 등)이 물리학의 전형적 주제들과 살짝 따로 놀아서 그런거 같고, 이론적으로까지 그렇다고 생각했던 건 내가 내공이 부족해서였던 것 같음.


근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통계물리가 다른 분야랑 심하게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엄청 신기한 일이기도 함. 수많은 입자들이 모여 있는 거시적인 상황을 다루는 이론(통계역학/통계장론)이, 그 입자들 한 두 개의 미시적인 상호작용 규칙을 다루는 이론(양자장론)이랑 출발점도 관점도 질적으로 아예 다른데, 결국 형식적으로 비슷하게 된다는거니까.


하여간 이론물리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들을 너무 모르다 보니, 그런걸 채워가면서 물리학도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자는게 이번학기 목표였다. 실제로 학기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는 좀더 통합되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다.


여담이지만 학부시절에 전기과에서 신호처리 쪽 공부하면서 훈련받아서 델타함수, 푸리에변환, 복소적분 등을 잘 다루고 재밌어하는 게 내 부심(?) 중에 하나였는데, 고급 이론과목을 듣다보니 그런 것들은 기본 중에 기본소양으로 늘 깔려있는 느낌이다.


아주 구체적인 계산을 하지 않아도 그런 것들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만으로 합리적으로 아귀가 맞으면서 올바른 물리를 주는게 되게 재밌다. 정확히 말을 못하겠는데 인과성, 동일성 같은 엄청 중요한 것들이 이런 계산들 속에서 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unphysical한 것들은 늘 절묘하게 제거가 됨. 암튼 내용적인 흥미나 직업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그런 계산기법들을 늘상 다뤄볼수 있다는것도 공부의 데일리한 즐거움이겠다.


암튼 방학때는 작년에 너무 어려워서 던졌던 장론 수업 자료가 시스템에 남아 있으니 그걸 다시 공부해 보고, 이번 학기 수업 내용 중에서도 진도 나가느라 바빠서 상세한 예시 못 들어주셨던 걸 스스로 채워보고 하면 될 듯하다.


타과 출신이라는 것은 더이상 핑계가 되지 않는만큼, 일찍부터 공부 충실하게 한 동료들에 비해서 현재 내가 이해하고 활용할수 있는 이론의 폭은 정말 새발의 피도 안될 거라서 늦게나마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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