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삼성 종합기술원(SAIT) 원장으로 오신다는 박홍근 교수님은 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에 계신 한국계/한국인 교수님 4인 (김필립, 박홍근, 정수연, 노승한) 중 한 분이시다. 공교롭게 4인 중 내 입장에서 유일하게 어떤 연구를 하시는지 잘 모르고 직접 뵌 적도 없는 분이라서 궁금했는데, 이번에 한국과 인연이 다시 생기게 되셨다. 원래는 화학자에 가깝게 트레이닝받으신 것 같지만 분야가 나노과학 쪽이다 보니 화학/물리학 구분 크게 없이 그룹 내에서 퀀텀, 생체 등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하시고, 소속도 화학과, 물리학과 양쪽에 되어 계시는 모양이다.
수 년 전에 Sompolinsky의 포닥 제자이자 저명한 신경과학/AI 학자인 Sebastian Seung을 삼성리서치에 영입했던 것처럼, 삼성그룹이 미국에서 융합적인 STEM 연구를 하는 한국계/한국인 교수를 연구 조직 임원으로 모시는 인사를 가끔 하는 것 같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인사는 앞으로 어떻게 평가될지 궁금하다.
하버드에 계신 다른 세 분과의 인연 아닌 인연도 말해보자면...
- 김필립 교수님: 그래핀 및 위상부도체 관련 업적으로 워낙 저명한 세계적 학자이신데, 2013년 한국 KAOS재단 <공간, 위상, 물질> 토크 콘서트에서 박형주 교수님, 김민형 교수님과 함께 그래핀에 대해 강연하실 때 직접 보러 갔고 질문도 했었다. 그때는 난 고등학생... KAOS재단은 물리학과 출신인 인터파크 이기형 창업자가 출연한 과학문화 관련 재단인데, 2012년 출범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면 내가 갔던 <공간, 위상, 물질>이 아마도 굉장히 초창기 행사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 노승한 교수님: 우리 비평형 통계물리 분야의 연구자이시고 현재 세부전공(active matter)까지 동일해서 서울대에서나, 국제 학회에서나 꽤 자주 뵙는다.
- 정수연 교수님: 이 분도 맨 위에 언급한 Sebastian Seung처럼 신경망의 통계물리학 쪽 대가인 Haim Sompolinsky의 포닥 제자이시고, 통계물리 기반으로 인공신경망 및 실제 뇌에서의 neural representation과 그 성능을 정량화하고 응용하는 쪽 일을 하신다. 23년경부터 정수연 교수님의 논문들에 관심 갖기 시작해서 공부해 뒀다가, 지난 여름에 고등과학원에 강연을 오실 때에 미리 이메일 드려서 강연 끝나고 잠깐 말씀 나눴는데, 내가 말씀드려 본 것들(hierarchy / category / compositionality 등)이 모두 좋은 아이디어이고 좋은 연구 방향이지만, 대부분 교수님 그룹에서 이미 최근에 하고 있고 곧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하셔서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다.
여담으로, 물리학과는 아니지만 함돈희 교수님이라는 분도 하버드에 계시는데 (만28세에 하버드 교수가 되신 것으로 유명), 내가 입학하기 전인 2013년 여름학기에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방문해서 '양자역학의 응용' 강의를 하셨는데, 1-2년 넘게 지나도 몇몇 선배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굉장히 강의가 좋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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